본문 바로가기

Photo essay

부모님의 사진 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5년째. 참 많은 오브제를 담았다. 하지만 정작 부모님을 담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리적 거리가 멀다.', '우리 가족은 각자 놀고 집에 와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라 어디를 함께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장비가 무거워 자차가 없으면 들고다니기 힘들다.'등의 현실의 벽이 있었다. 사실이긴 하지만 아마 정성의 문제였으리라. 그래도 마음 한 켠엔 부모님을 찍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한가위 당일, 조부모님 성묘를 다녀오면서 부모님을 찍어드리기로 했다. 아버지 고향에서 대구로 오는 길엔 회천이라는 강을 지나야 하는데 그 천변에 코스모스 밭이 있다. 그곳을 촬영지로 선택했다. 아들이라는 놈의 취미가 사진찍기인데 그 부모님의 표정이...... 누가 봐도 부.. 더보기
따뜻함과 아련함 난 따뜻함이 좋다. 아련함도 좋다. 하지만 아련함은 싫어졌다. 따뜻함과 아련함이 합쳐져 따뜻함은 아련한 무언가에서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련함은 과거에 어울리는 존재니까. 난 지금 따뜻하고 싶다. 갑자기 무서워진다. 더보기
어느 날의 오후 기분 나쁠만큼 좋은 날씨의 어느 일요일 오후, 지인의 부름을 받아 커피 한 잔 하러 카페로 향했다. 당도한 곳은 여자들이 모여서 딱 수다떨기 좋게 생긴 카페. 아니나 다를까 십수명의 손님중에 한 커플을 제외하면 남자는 나 혼자였다. 수다를 안주삼아 마시는 커피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여초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언제나 낯설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주위를 돌아보던 중 혼자서 커피와 케잌을 즐기고 있던 여자를 발견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기에는 앞에 놓여진 먹을거리가 너무나 사치스럽다. 기다림과 만남, 혼자와 무리가 혼재하는 프렌차이즈 카페와는 달리 후자의 비율이 훨씬 높은 골목 안의 카페. 기다리기 위한 공간보다는 만나기 위한 공간. 내 눈에 비친 그녀는 외롭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만의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