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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의 역사, 군산시 장미동

 진포테마해양공원에 있는 공군의 퇴역 장비

 

효과적인 수탈을 위해 설치된 부잔교

   전북 군산시 장미동에 위치한 군산항에 가면 진포테마해양공원을 볼 수 있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말(1380년, 우왕 6년), 최무선 장군이 함포를 만들어 왜선을 500여척이나 물리쳤던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하여 2008년에 개관한 해양공원이라고 한다. 고려말, 왜구로 인해서 경상, 전라, 양광도의 해안가는 물론이고 강가에 있던 마을은 약탈을 당해 백성들이 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최무선 장군의 진포대첩과 태조 이성계의 황산대첩(1380년, 우왕 6년)으로 왜구의 기세가 꺾였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배경과도 곂치는데, 삼봉 정도전이 북원 사신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유배로 좌천되었던 시기이다. 드라마의 특성상, 진포대첩은 언급만 나오고 황산대첩은 스케일이 크게 묘사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성계의 도당 입당이 황산대첩의 승리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공원내에는 퇴역한 육, 해, 공군의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 당시 고려 군사의 강력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준다.

  하지만 정확히 530년 뒤, 1910년 한일합방조약으로 인해서 고려를 무너뜨렸던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진포는 수탈의 장소가 되었다. 진포해양태마공원이 있는 곳의 행정구역은 장미동인데, 곳간 藏(장), 쌀 米(미) 즉, 쌀 저장고라는 뜻이다. 수탈된 조선의 쌀은 장미동에 모여서 보관된 후 일본군으로 건너갔다. 이 쌀들은 아마 일본의 파시즘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슬로건으로 미화된 일본제국주의의 초석으로 쓰였으리라.

  단순히 그 장소가 주는 미학적인 느낌을 살려서 표현하는 것도 좋은 사진이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배경을 알고 그에 대한 자신의 사유와 심상을 반영하여 찍은 사진 또한 좋은 사진이라 생각한다. 

 

 

군산시 신흥동 일본식가옥(히로쓰가옥). 일제강점기 시절, 지배계층이었던 일본인의 부유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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