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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마을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에서 살았었던 어릴적, 우리가족은 허름한 주택마을에 세들어 살았었고 나는 골목길을 뛰어놀며 자랐다. 그래서 나는 골목길에 대한 남다른 추억이 있다. 한편, 올해 초에 나는 자만벽화마을에 다녀왔다. 주택지역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골목길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만마을의 느낌은 내가 생각했던 그것과는 달랐다. 먼저 가장 큰 차이는 달동네라는 점이었다. 달동네가 주는 이질감은 골목길이 주는 동질감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거기에다가 많은 관광객들. 이들은 대부분이 골목길과 달동네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들 같았다. 전동성당, 한옥마을, 경기전을 둘러본 사람들 또는 둘러 볼 사람들이 왔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 그들은 단순히 벽화만 보고 갈 뿐이었다. 자세히 보면 금이 가 있는 벽, 시끄러운 것이 일상이 되어 별 반응이 없는 주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불편한 표정을 짓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통영시의 동피랑 마을과는 뭔가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정당한 노동을 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을 착취당하는 노예의 느낌이랄까?

  봄볕이 따사로와 너무나 좋은 요즘, 자만마을은 어떨까? 그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빛이 내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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