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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행복의 기원

 

행복의 기원, 서은국


 언젠가부터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경제적 독립을 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 행복 할 것만 같았다. 현재 다니는 직장은 대부분을 충족시켜주었다. 하지만 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위의 것들은 '행복해질 조건'이 아니라 '불행하지 않을 조건'이었다. 불행하지 않다고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 그러면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차에 중고서점에서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행복감을 인간이 왜 느낄까?"라는 질문으로 이 챕터를 시작했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했을지 궁금하다. 나의 간결하고도 건조한 답은 "생존, 그리고 번식"이다(행복의 기원, 70p). 행복은 삶의 최종종적인 이유도 목적도 아니고, 다만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행복의 기원, 71p). 

 정말 과학적인 접근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나에겐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대부분 '행복'을 다루는 서적은 '어떻게'의 시각으로 접근을 했는데 이 책은 '왜'의 시각으로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왜 행복해지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을 못해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은이의 논리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래 맞다.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생존이라는 본능이 있다. 행복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이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아야한다.

 큰 기쁨이 아니라 여러 번의 기쁨이 중요하다.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을 성취하는 순간 기쁨이 있어도, 그 후 소소한 즐거음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행복의 기원, 125p). 행복은 타인과 교류할 때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부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건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때다. 역으로, 의무감이나 수단으로써 사람을 만나는 것은 가장 피곤한 일이 될 수 있다(행복의 기원, 151p). 한국인이 하루 동안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는 두 가지로 나타났다. 먹을 때와 대화 할 때(행복의 기원, 192p).

 정말 크게 공감했다. 회사에 들어가서 경제적 독립을 이루었지만 그 속에 나는 임노동자이기 때문에 가장 피곤한 곳이 되었으며 여러 번의 기쁨을 주지 못했다.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그만둘 수도 없다. 그러면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 행복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지은이를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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