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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어제는 바람이 포근해서

 

 어제는 바람이 포근해서 퇴근길을 평소 다니던 대로(大路)로 가지 않고 둑길로 나섰다. 천정엔 구름 한 점 없었고, 희뿌옇던 대기도 한층 투명해서 드라마틱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하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기대와는 달리 모래와 물비린내가 손을 잡고 함께 다가왔다. 산뜻했던 내 기분은 이내 물먹은 솜마냥 축축하고 육중해졌다.

 오늘도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느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둑길을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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