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부의 동과 서를 가르는 소백산맥은 삼국시대때 백제와 신라의 경계였으며 자연스레 오늘날까지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 역할을 하고 있다.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바라본 소백산맥. 저 높은 산들을 넘어야 전라도가 나온다.
육십령로를 따라 달리면 아직 경상남도임에도 불구하고 전북 장수군에 속해있는 장계면과 전주시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온다. 벌써부터 전라도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육십령로를 계속 달리다보니 앞만 보고 달리기 바빠서 차창 밖 풍경을 볼 수 없었던 대전통영고속도를 옆에서 볼 수 있었고, 연녹색부터 진녹색까지 모든 녹색의 옷을 입고 있는 우리나라 산을 볼 수 있었는데, 문득 중학생때 배운 『청춘예찬』이라는 수필이 생각나면서 봄 산의 부드러움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경남 함양군에서 바라본 육십령. 육십령의 어원이 어려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나라에서 지명을 정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살고 있던 백성들이 불렀던 이름인 것 같다. 육십령까지 올라길은 제법 오르막길인데 지금은 도로가 좋고 차 성능 또한 좋아서 별 무리없이 올라왔지만(심지어 고속도로는 산에 오르지도 않고 그냥 터널로 지나간다.) 예전엔 어떻게 지나다녔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무진장 중에 하나인 전라북도 장수군으로 넘어오면 육십령휴게소와 충혼탑이 있다. 이 곳은 고속도로가 아니니까 당연히 일반 시민이 운영하고 있을텐데 어떻게 휴게소를 운영하는지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십령 휵게소 정자에서 바라본 장수군의 모습. 마을 가운데에 있는 꽃잔디의 분홍빛이 미세먼지를 뚫고 화려한 색을 뽐내며 봄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육십령을 지나 한참동안 내리막을 내려와야 비교적 평평한 도로가 나온다. 육십령을 뒤로 한 채, 나는 전주시를 향해 나아갔다. 아쉬운 휴가를 뒤로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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