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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哲學하기 나는 어릴때부터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직관적인 것을 좋아했던 나는 글을 머릿속에서 형상화하는 작업이 싫었고, 그 전에 형상화 자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책 중에서도 특히 소설을 정말 싫어했다. 그나마 비문학은 상대적으로 직관적이어서 좋아했다. 하지만 어떤 것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면 책보다는 시청각자료를 먼저 찾았다. 만화책이나 사진책, 그림책은 나에게 있어서 '책'이 아니라 '시각자료'였다. 직관의 정수는 수리탐구2 영역(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역사, 지리, 사회, 윤리)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탐2를 굉장히 좋아했다. 첫번째는 재미가 있었고, 두번째는 투자대비 결과가 좋았다. 수능조차 수탐2는 120점 만점을 받았으니까. 그 연장선으로 '천체관측'이 취미가 되었으며, 눈으로 직접 보는 .. 더보기
사진을 찍는 이유 나는 사진을 왜 찍는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처음 사진에 입문했던 이유만이 또렷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유가 처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렇다고 초심이 없어진 것도 아니다.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 어쩌면 나에게 있어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예컨대 '진리'와 같은 절대적인, 영원불멸한 존재를 쫓는 고귀한 행위가 아니라 초심이라는 원점을 포함하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함수가 아닐까? 더보기
여자, 봄을 만나다 여자, 봄을 만나다. 더보기
봄은 아직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 갑자기 날이 개기 시작하더니 기온마저 오르면서 언제 필까 오매불망 기다리던 벚꽃이 기어이 피고야 말았다. 아주 행복했다, 봄의 포근한 분홍이 온 세상을 감쌀 때 나도 함께 감싸줄 것 같아서. 하지만 봄은 아직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봄이 아니라 너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봄이 되면 얼어붙었던 온 세상이 사르르 녹는 것처럼 마치 만년설 같던 네가 시나브로 녹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 녹아버린 너를 나라는 그릇에 담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하지만 봄은 아직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 자기를 기망한 것을 알아차린 봄은 아직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 더보기
좋다고 말해 "If you like me or love me, Just say yes yes yes And then I'm your girlfriend and You're my boyfriend 어서 내게 좋다고 말해줘" 단지 운송을 위해 만들어진 금속 프레임 그 속을 가득 메우는 시각과 청각 그리고 촉각 감각의 하모니는 오늘도 차가운 엔진의 연료가 된다. 더보기
변화와 변형 모처럼 봄비가 아주 시원하게 내린다. 봄비를 뿌리는 구름은, 가로수가 없었더라면, 영락없는 여름의 모습이다. 극적으로 변해가는 비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심심할 여지가 없다. 변화를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래서 심심한 층운형 구름보다는 여름날의 적운형 구름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가끔씩은 그 변화가 부담스러울때도 있다. 부담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급격한 스트레스는 탄성이 감당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마침내 원치 않는 형태로의 변형을 야기한다. 지나친 변화는 변형을 가져온다. 최근의 나는 어땠는가? 과연 변화하였는가 변형되었는가? 더보기
멀리서 때로는 멀리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 굳이 가까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실망도 커질테니까. 더보기
어제는 바람이 포근해서 어제는 바람이 포근해서 퇴근길을 평소 다니던 대로(大路)로 가지 않고 둑길로 나섰다. 천정엔 구름 한 점 없었고, 희뿌옇던 대기도 한층 투명해서 드라마틱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하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기대와는 달리 모래와 물비린내가 손을 잡고 함께 다가왔다. 산뜻했던 내 기분은 이내 물먹은 솜마냥 축축하고 육중해졌다. 오늘도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느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둑길을 이탈했다. 더보기
버드나무 만약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 된다면 나는 버드나무이고 싶다. 평소에는 실바람과 같은 작은 행복에도 한들한들 흔들릴 줄 아는 섬세함으로, 가끔씩은 싹쓸바람과 같은 큰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함으로 늘 같은 자리에서 함께하고 싶으니까. 더보기
빈틈없이 행복함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전환겸 전주천변과 만경강변 도로를 따라서 전주시 팔복동부터 김제시 백구면까지 다녀왔다. 대략 70km정도의 거리. 비록 혼자였지만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향긋한 커피향과 달달한 노래가 외로울 틈 없이 빈 공간을 가득 채웠다. 다음주에는 소중한 사람과 같이 갈 계획이다. 눈을 감고 상상을 해보니 벌써 설렌다. 더보기